미국이 알래스카 주에 장거리식별레이더(LRDR)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지난 19일 미 연방하원 군사 위원회에 출석한 브라이언 메키인 국방부 수석부차관보는 2016회계연도(2015년 10월 1일~2016년 9월 30일) 예산안 설명에서 “신형 레이더 개발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증언을 하였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것을 대비해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에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14기를 배치하기 위해 약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투입할 것이라고 제안 설명을 하였다.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미국이 북한 미사일의 성능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을 현실적으로 군사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증언한 것인데, 이 긴박한 사태에서 한발 물러서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대처하고 있는 한국정부의 배짱은 어디서 연유하는 것인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세계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중국이 미국과의 냉전에서 한국이 자신들의 꽃밭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제 미국과 손을 끊어라,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한국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은근히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 16일 방한 한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류젠차오는 차관보급에 지나지 않는 관리인데 한국에 와서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노골적으로 반대하면서 오만한 행동을 방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분통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다.
왜 한국은 눈치만 봐야하는가? 북한의 핵 폐기를 중국이 책임질 것인가? 당당히 물어봐야 한다. 중국은 대량살상 무기를 계속 생산, 시험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한국은 생사가 달린 문제인 미사일 방어를 위해 필요불가결한 사드를 배치하겠다는데 왜 그렇게 극성을 떠는지를 따져야 한다.
물론 정부의 고민이 없을 수 있겠는가, 중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지면 1천여 개가 넘는 중국 진출 기업들의 문제가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접한 지리적 여건에서 오는 불편한 관계를 해결하는 것도 정치적 애로사항이지만, 북한과 관계되는 군사적 문제를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수 없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긴박한 처지다.
중국이 북한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보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이 취임한 후 북한의 비정상적인 정치 형태에 말려들어갈 수 없다하여 경제 원조라는 압박 카드를 썼지만 별 효과가 없자, 이제 관계개선을 위하여 방향을 돌리고 있다.
김정일 사망 3주기 때, 중국은 공산당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을 조문하게 하고, 지난 1월 김정은 생일에는 축전을 보내는가 하면 이미 북한과 인접한 지방정부로 하여금 유류 지원을 재개하였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이 오늘과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그 근저에는 경제적 지원은 물론 미국의 안보적 보장이란 방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한국에는 반미세력이 일부 존재하지만 절대다수의 한국인은 아직도 미국을 가장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한ㆍ미관계를 중국이 모를 리 없을 것인데, 사드문제를 갖고 미국과 대립관계를 조성하려는 것은 이간책을 구사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북한의 핵무기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은 다음, 한국에 사드배치 거부를 요구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리고 사드는 중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공격무기가 아니다. 순수한 방어체계다. 사드는 적이 발사한 미사일이 타격 목표 지점을 향해 가까이 다가 왔을 때 요격하는 방어용이며 사거리는 200km, 고도는 150km 정도라서 중국의 대륙간 탄도탄을 요격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 정도이다.
다만 북한이 갖고 있는 노동미사일이 핵을 탑재하였을 경우 고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사드는 요격할 수 있는 충분조건을 갖고 있어 한국에는 필수적인 방위 수단이고 그것도 미국이 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는 것이어서 한국으로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사드문제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국내 일부 지식인층에서 제기하는 미국 MD(Missile Defence)체제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악랄한 엉터리 여론 조작행위다.
설사 미국 MD체제에 참여한다하여 문제될 것이 무엇인가! 우리를 보호할 수만 있다면 어느 국가와도 체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굳이 미국을 거론하는 것은 중국의 ICBM이 미국을 공격할 때 한국에 배치한 사드가 방어망 역할을 할 것이라는 엉터리 가상 때문이다.
차관보급 관리를 파견하는 것 보면 상황이 그렇게 다급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한국은 조공국가도 아니고. 제후국가도 아니다. 옛날 중국 사신이 와서 온갖 행패를 부리던 고려도, 조선왕조도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이 기회에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 차관보 따위가 와서 안하무인으로 거들먹거리기에는 한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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