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이 없이 판매되는 약품들이 지역마다 약국마다 약값이 들쭉날쭉하게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다소비 일반의약품 가격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자주 쓰이는 50개 품목의 약국별 최고가, 최저가가 적게는 1.4배, 크게는 3.5배 차이가 났다. 복지부는 감기약 4종, 소화제 4종, 영양제 7종, 파스류 4종, 해열진통제 4종, 외용연고 3종 등 약의 효능별로 많이 소비되는 품목을 선정해 지난해 하반기 전국 시ㆍ군ㆍ구 2천500여개 약국을 대상으로 판매가를 비교했다. 그 결과 관절염 패치인 ‘트라스트패취’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충북의 일부 약국에서는 1팩(3매)에 2천원에 판매했다. 반면에 전북 진안의 한 약국에서는 7천원, 경북지역에서는 포항이 5천500원에 팔았다.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3.5배에 달했다. 감기약인 ‘하벤허브캡슐’도 1갑(10캡슐)이 경기 하남에서는 최저 1천200원, 경북 포항에서는 최고 3천원에 팔려 2.5배 차이가 났다. 경북지역 23개 시ㆍ군을 살펴보면 울릉군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울릉군은 약국이 많지 않은 도서ㆍ산간 의료취약지역에 속하는 곳으로 약국은 단 두 곳뿐이다. 약값이 전국 최고가인 경우가 많았다. 군은 50개 제품 중 무려 31개 제품 가격이 경북도 최고가를 기록했다. 포항지역 약국들을 살펴보면, 전체 50개 제품 중 경북도 내 평균가보다 많게는 2천50원 이상 차이가 났다. 또한 최고가 제품은 12개, 최저가 제품은 24개로 조사되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역 내 약국 현황은 북구 122곳과 남구 88곳으로 총 210곳이다. 죽도동의 어느 약국 관계자에 따르면, 판매 가격은 제약사 공급가에 도매상과 약국이 각각 이윤을 붙여 결정돼 최종 약값은 약국이 알아서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품은 의료복지이다. 의료복지라면, 지역마다 약국마다 약값이 들쭉날쭉하다면, 의료복지도 덩달아 저하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국민건강과 직결된 약값을 시장논리에만 맡길 수가 없다. 복지부는 대책을 수립해야겠다. 포항시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