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일방적인 희생과 양보를 받으면서 자란 자식들은 남을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을 배우지 못한다. 내가 우선이고 내 가족이 우선이다. 내 자식을 위한다면 이제부터라도 나는 괜찮다가 아니라 나도 먹고 싶다. 나도 아프다. 나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 내가 혼자 호의호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식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위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지난해 일어난 끔찍한 세월호 사건을 비롯한 눈만 뜨면 일어나는 묻지마 사건사고 대부분이 나만 생각하는 이기신 때문이다. 내 자식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모든 부모님들이 나도 먹고 싶고 입고 싶고 가지고 싶고 가고 싶은 곳이 있고 나도 필요한 것이 있다고 분명히 얘기하고 솔직히 밝힐 필요가 있다. 그저 오냐 오냐로 희생만 하는 것이 미덕이나 능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도리어 자식들의 자립심이나 창의력을 잃게 하고 사회성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자식들의 장래를 위한다면 좀 더 냉정할 때도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어른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와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인성교육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인성심포지엄에서 나온 일성이다. 참석자들은 우리사회에서 성인들의 인성을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어른들은 제대로 못하면서 아이들에게만 바른 인성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성인의 인성교육을 위해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토론자들은 성인을 위한 구체적인 교육방법으로 시민교육을 제시했다. 도덕 종교적 덕은 바른 인격을 쌓는 것이지만 시민적 덕은 사회구성원으로 협력적 역량을 기르는 것이라며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성인들이 시민성을 기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전통적 관점에서 인성은 도덕의 측면이 갈했지만 현대사회에선 사회적 인성이 중요하다. 얼마만큼 건강한 시민의식을 갖고 있느냐가 21세기의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교육목표를 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양성으로 설정하면서 인성 시민성 과목을 만들었다고 한다. 프랑스는 초, 중학교에서 시민교육이 의무다. 유럽연합(EU)도 지난 2005년부터 시민교육 지침서를 만들어 회원국의 시민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는 7월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인성교육 진흥법이 시행된다고 하니 반가운 얘기다. 가정과 지역사회 모두가 동참해야 할 것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인성교육을 고민하고 국회는 법과 정책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사회는 초고속으로 고령화되고 있는데 우리의식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우리네 부모님은 항상 배고프지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초인적인 삶을 살았다. 엄마는 괜찮다는 말로 언제나 자식들이 우선이었다. 자식들은 부모님은 당연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자기들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부모님은 답답해서 보일러도 틀지 않고 기름진 것을 싫어해 고기도 먹지 않는 것으로 알았다. 거추장스러워 화장도 치장도 하지 않는 줄만 알았다. 어려서부터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자라고 그런 얘기만 듣고 자랐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자식들만 챙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어른이 되어서도 그 사고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요즘 흔히 일어나고 있는 가족간의 칼부림과 총질인 것이다. 물론 그 마음을 알고 부모님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자식들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자식들은 내 부모보다는 내 자식이 우선이다. 이제 우리도 아이들에겐 인성교육을 어른들에겐 시민성 교육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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