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포항 중앙상가 한집 건너 ‘임대’ 현수막
우후죽순 매장 출혈전쟁 폐업속출
한때 30~40%성장…작년부터 추락
최근 수년간 국내 유통업계를 이끌어 온 아웃도어 브랜드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포항지역 또한 아웃도어 열풍으로 인해 중앙상가 아웃도어거리가 조성되는 등 남구 포스코대로, 북구 양덕동에도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출혈전쟁이 벌어졌다.
10일 오전 중앙상가 아웃도어거리.
건물들은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올초 N브랜드와 M브랜드를 비롯해 5곳의 매장이 문을 닫는 등 폐업신고를 하는 업체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 중앙상가는 지난 2007년 차없는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실개천을 만들었지만 이에 따른 시민들의 주차공간부족 등 불편사례가 잇따르면서 찾는 이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곳에서 13년째 아웃도어브랜드를 운영중인 김모씨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사러 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차를 갖고 있는 어른들이다”며 “실개천이 생기기 전에는 차가 이동하는 공간을 제외하고 양쪽으로 주차를 하며 손님들을 끌었는데 지금은 차는 물론이고 사람들 모두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상황은 포항지역에서 아웃도어를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
포항시 북구 양덕동과 죽도동, 포스코대로 일대에 위치한 아웃도어 브랜드 업체들은 중앙상가 거리보다 판매율이 높은 편이지만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매장 운영비를 빼고 나면 사실상 힘든 형편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매년 30~40% 성장해왔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지난해부터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아웃도어전체 매출액은 2012년 5조7천500억원, 2013년 6조4천억원, 2014년 6조9천억원을 기록해 다소 꺾인 성장세를 보이고있다.
이처럼 아웃도어 브랜드의 쇠락에는 유사한 업종에 비해 제품이 워낙 고가인데다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자 추가로 아웃도어를 구매하지 않는 시대적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상이 걸린 아웃도어 업계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일각에서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이라는 판단하에 스포츠와 골프웨어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P매장 대표인 박모씨 역시 3개의 아웃도어 군소 브랜드를 거쳐 현재 골프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도 골프복 브랜드가 마구잡이로 생겨났다가 아웃도어 열풍으로 시들해지면서 대부분 없어졌다”며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는 문어발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고 스포츠는 골프복ㆍ축구화 등으로 세분화ㆍ전문화해 이에 맞서고 있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번에도 결국에는 경쟁력 있는 몇몇 업체만이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거품이 빠지면서 시장이 정리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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