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0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여권의 열세(劣勢)나 참패(慘敗)를 점치는 지표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빈손 조기 종료’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민의힘의 총선 자체 판세 분석에서는 서울 49개 선거구 중 ‘우세’ 지역이 6곳에 불과한것으로 알려졌다. ‘경합 우세’ 지역도 강동갑, 동작을, 마포갑 등 3곳에 불과했다. 서울 49석 중 8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한 지난 21대 총선보다 더 암울한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를 찾아 “대통령과 하루 서너번씩 전화한다”며 ‘윤심(尹心)’을 내세웠다. 또한 김 대표는 울산 남구에서 세 차례에 걸쳐 개최한 의정 보고회에서 “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며 “어떤 때는 만나면 3시간씩도 이야기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뒷배’라고 주장하며 입지를 흔들지 말라고 항변한 것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김기현 대표를 압박하자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윤심을 팔지 말라던 김 대표가 ‘윤심팔이’에 나선 것은 자기모순(自己矛盾)이자,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파란 눈의 혁신 집도의` 인요한 혁신위가 조기 종료를 선언한 것은 솔선수범해야 할 김 대표와 친윤(친윤석열) 핵심들이 손톱만큼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에 전권(全權)을 주겠다고 공언했지만, 혁신위가 내놓은 核心案을 거부했다.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친윤 인사들은 속속 당 요직에 복귀(復歸)했다. 보궐선거를 참패로 이끈 당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 친윤 의원들, 당의 혜택을 수없이 받아온 중진들 중 원희룡 장관, 하태경 의원 정도를 제외하면 희생(犧牲)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혁신위(革新委) 출범 이전과 이후로 국민의힘이 달라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물론이고, 한국 정치 변화를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失望)을 안겨 준 셈이다. 특히 혁신위(革新委) 활동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이익만 생각하는 기득권 정치인의 민낯, 정치인으로서 포부가 오직 `금배지 유지` 수준임을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 지도부가 ‘自己犧牲 革新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다가올 선거에 임했을 때 모두 승리했다는 역대 혁신위에서 눈여겨볼 것도 있다. 2005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박근혜 지도부가 만만찮은 ‘홍준표 혁신안’을 받고 정권 교체의 초석(礎石)을 깔았다.또한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문재인 지도부도 까탈스러운 ‘김상곤 혁신안’을 수용해 연패(連敗)를 끊었다.‘혁신(革新) 감동(感動)’은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스스로 ‘가죽’(革)을 벗기고 아픔을 감내하는 당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웃을 것이고, 그러지 않은 당은 패배(敗北)의 눈물을 흘릴것이다. 그때 가서 혁신안(革新案)을 수용하겠다고 해 봤자 양치기 소년밖에 더 되겠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變化와 革新을 이끌어 내지 못한 정당은 늘 혹독한 국민 심판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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