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기 탈레반이 핵무기를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극단적인 안보 악몽에 시달렸다고 데이비드 생어 뉴욕타임스 워싱턴지국장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생어 지국장은 이날 발간된 자신의 새 저서 `직면과 은닉(Confront and Conceal)`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초여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회의에서 그런 우려를 확신시키는 "다소 애매한" 증거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당시 `파키스탄 탈레반운동(TTP,Tehrik-e-Taliban Pakistan)` 조직원들의 대화를 감청한 결과, 이 과격 단체가 핵폭탄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핵무기로 미국 도시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잡담`을 포착했었다고 생어는 전했다.
미 정부 당국 관리들은 특히 그런 정보의 신뢰성에 깊은 의문이 있었지만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파키스탄의 핵무기개발 능력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음을 감안, 만약 사실일 경우의 우려에 대해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즉 정보 당국자 중 누구도 탈레반이 진정 핵무기를 반입했는지 확신하지 못했었다는 것이다.
그간 오바마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핵물질을 입수한 테러리스트나 반군단체들의 위협이야말로 자신들을 잠도 못 자게 만드는 최대의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점을 누누이 밝혀 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탈레반들이 핵무기 그 자체보다는 방사성 물질이나 `더티 밤(dirty bomb)`과 결합한 핵물질에 의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주장을 펴왔다.
오바마는 그러나 이날 보고를 받고선 어떤 모험도 하지 않고 비록 직접 파키스탄은 아니었지만 그 일대 지역에 핵물질 탐지 및 해체팀을 급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긴장된 날들이 며칠 흐른 뒤 파키스탄 정부가 핵무기 보유고를 점검한 결과 기존 핵물질 중 조금도 분실된 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많은 걱정과 우려들이 해소됐었다고 생어는 전했다.
일부 정보 관리들은 당시 미 국가안보국(NSA)가 탈레반 대원들이 사투리로 대화하는 내용을 잘못 이해해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오도하게 만들 뻔했다고 믿고 있지만, 오바마 집권 초기부터 핵위기에 직면함으로 정부 당국자들을 비롯한 모든 미국인에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어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어는 "이런 위험한 물질들을 찾고 있는 수많은 나쁜 행동대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이런 위험한 물질들이 너무나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취약성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