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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일상 속 감성충전소 김광석 거리ㆍ방천시장


이형광 기자 / gsm333@hanmail.net입력 : 2018년 12월 07일
ⓒ 경상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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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매일신문=이형광기자]

고매한 도덕적 언어들로 미화된 우리는 껍데기로 점철된 채 삶의 틀을 잊고 사는지 모른다. 이것은 어떠한 것도 내부로 깊숙이 안아 들여 자기 것으로 육화(肉化)시키려는 역량과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이란 그 망각의 미완성을 추구하기 위해서 담론(談論)을 천착(穿鑿)하는 사람들 속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 미적 정서마저도 상투화(常套化)되어 휴식이 필요할 때 갈 수 있는 곳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다.
<편집자 주>


#영원한 뮤지션 故 김광석을 찾아서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서른 즈음에’에는 ‘노래하는 철학자’로 불린 천재 싱어송라이터 故 김광석(이하 김광석)이 1994년 발표한 곡으로 4집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불후의 명곡인 ‘서른 즈음에’는 음악 평론가들에게서 최고의 노랫말로 선정됐다.

김광석은 1964년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태어나 1996년 33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夭折)했다.
대봉동 신천 둑방길에는 김광석의 삶과 노래를 주제로 한 다양한 벽화와 작품들이 들어서 문화와 휴식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의 존 레논 같은 김광석의 이름석자는 ‘노찾사’를 통해 알려졌고 보컬그룹 ‘동물원’을 통해 익혀졌다.
그는 ‘동물원’ 활동을 그만둔 후에도 통기타 가수로 큰 인기를 누렸다.
김광석이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찾은 것은 ‘나의 노래’가 담긴 1992년 3집부터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사적으로 보면 김광석은 아직도 포크(Folk)라는 영역을 굳게 지키는 지킴이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가 생전 대학이란 이름이 붙은 학교는 거의 다 가봤을 정도로 300회 이상 대학 공연을 다녔기에. 오늘도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는 20대 청춘들의 발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음악에 대한 인식’과 ‘메시지 표현 양식’에서 일대 혁신을 일으킨 그를 추모하는 버스킹( busking)은 일탈을 꿈꾸는 청춘들에게 마음을 위로해 주는 여유로움이 되면서 영원한 뮤지션 故 김광석 길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문화와 쉼이 공존하는 김광석 거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는 힙 플레이스(hip place)와 핫 플레이스( hot place)가 있다. 가수라는 말보다 '음유시인'이 더 잘 어울리는 김광석을 거리는 벽 곳곳마다 시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그의 노래말이 읊어져 있다.

김광석이 유년을 보낸 대봉동 신천 둑방길은 방천시장과 함께 대구시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해 2010년 11월 공개한 문화·예술의 거리로 조성된 지 불과 8년 만에 현재 연간 방문자 수가 14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김광석 거리의 낮은 분주하다. 430미터의 거리는 다양한 김광석 벽화와 버스킹의 아지트 야외공연장, 70대의 노부부까지 찾아와서 사랑을 확인하는 사랑의 자물쇠, 감성 여행의 백미를 선사하는 골목방송 스튜디오, 90년대를 연상케 하는 추억 점빵,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와 식당들이 모여 늘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김광석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지난해 6월 문을 연 '김광석 스토리 하우스'를 꼭 들러야 한다. 이곳은 대구 중구청에서 5억6천만 원을 들여 조성했으며 김광석의 공연 자료와 자필 악보, 일기, 사진 등 유품 백여 점과 그의 인생이야기가 전시돼 있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무료 야외공연장(270석)으로 방문했을 때 공연이 있으면 프리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연장 앞쪽에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공좌석도 준비돼 있어서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공연장 뒤편 에는 김광석 길 공영주차장이 따로 준비돼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관광안내소를 겸한 골목방송스튜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소리는 서른이 되면 이십대의 가능성들은 대부분 좌절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한 30-40대들에게 추억을 선사한다.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재미있거나 신기하지 않을 때 들러 신청한 사연과 노래는 생기를 불어 넣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김광석 거리는 휴(休)이다.


#길 여행의 에세이의 종점 방천시장에서

1945년 해방 후 일본과 만주에서 온 사람들이 장사를 시작하며 생성된 방천시장은 김광석 거리 한 블록 뒤편에 자리한 재래시장이다. 한 때는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더불어 대구를 대표하는 시장을 손꼽혔지만 백화점과 대형 마트가 생기면서 쇠락했다.

김광석 거리와 인접한 방천시장은 예술가들이 하나 둘 시장에 터를 잡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오래된 벽과 가게 간판은 간신히 시간의 끝에 매달려 있지만 곳곳에 자리 잡은 갤러리와 맛 집이 눈길을 끈다.

좁은 시장골목은 점심 장사를 하는 가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긴장을 늦출 수 없이 바삐 흘러가는 낮이 1부라면 밤은 2부의 시작이다. 필요한 조명만이 듬성듬성 켜진 방천시장의 밤은 보물처럼 숨어 있는 가게들과 묵직한 존재감의 노포(老鋪)들이 주인공이다. 사람들은 그곳에 소리 없이 모여든다.

요리는 마음을 담아 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인아주머니의 고집과 뚝심이 있는 방천시장에는 꼼장어, 소갈비, 막창, 생선구이, 돼지수육, 보쌈, 청국장이 미식가를 불러 세운다. 단출한 안주 대신 엄마가 차려주는 푸짐한 집 밥과 술상이 생각난다면 방천시장이 딱 이다.

김광석길과 방천시장만으로는 부족했다면 대구 중구 골목투어의 제4코스인 삼덕봉산문화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삼덕동문화거리~김광석길(방천시장)~봉산문화거리~대구향교~건들바위로 이어지며 총 4.95km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골목투어는 매주 토요일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진행된다. 15명 이상의 단체일 경우 사전예약하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로운 코스탐방이 가능하다. 골목투어 신청은 대구광역시 중구청(http://gu.jung.daegu.kr/new/culture/pages/main/)으로 하면 된다. 전화문의는 대구광역시 문화관광과(053-661-2194)에서 가능하다.

김광석 거리에는 그를 아는 중년보다 20대의 젊은 친구들이 훨씬 많다. 그들은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알고 있을까? 무엇 때문에 여기를 찾아 온 것일까! 젊은 층이 좋아하는 포크(Folk)송의 대가였기 때문일까. 이번 겨울이 지나고 따스해 지는 날 사랑하는 아내와 김광석 길을 찾아 그 이유를 물어 볼 것이다.
이형광 기자 / gsm333@hanmail.net입력 : 2018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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